"시간이 그 모든 것을 안고 가리라. 그렇게 나를 달랜다. 모든 것을 거두어 가며, 무엇 하나 빠뜨리지 않으리라. 우리가 그를 붙잡으려 하거나 어깨를 밀며 재촉하려 한들 아무 소용없는 짓. 그의 비상을 방해할 수 잇는 건 없다. 쏜살같은 그의 비상에 내가 불안해지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특정한 상황에 처하거나 특정한 생각을 하다가 그가 빠르다는 것을 충격적으로 실감할 때가 있다. 도시가 깊은 잠에 빠져 사람들이 침묵하고, 소음을 자아내는 악마조차 자신의 신전에 틀어박혀 있을 때면, 내 영혼의 귓가에 시간의 음성이 들린다."


p.146-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