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프로젝트 기자재 사용법에 대해서 충분히 가르칠 것. 해당 기자재에 적합한 사용법과 기자재가 가진 모든 가능성에 대해 숙지하도록 할 것.

둘째, 기자재에 가장 적합한 표현기법이 무엇인지 이해시킬 것.

셋째, 표현기법에 대한 이해를 통해 무엇을 할지 각자 선택하게 하고 결정하게 할 것.

넷째, 작업 결과를 다함께 분석하고 의논할 것. 이것은 우열을 가리려는 목적이 아니라 각자의 작품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다섯째, 발표라는 성취동기를 부여하고 될 수 있으면 그룹 작업으로 진행되도록 유도할 것.

여섯째, 만든 것을 부수고 처음부터 다시 할 것. 이것은 새로운 지식을 획득하고, 이미 만들어진 것에 대해 절대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방지해준다.


도구에 대한 지식, 기술에 대한 지식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다. 단어의 정확한 의미와 대화를 위한 규칙을 익히는 것은 바른 언어 전달을 위해 필수적이다. 시각적 전달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지식들은 인격을 파괴하지 않는다. 무지야말로 자유를 보장한다는 믿음은 그릇된 것이다. 지식은 자기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을 완벽하게 조정하는 힘을 갖게 해 준다.

충분한 지식을 갖추면 표현의 수단과 메시지가 일관성을 갖게 되어 자신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일관성이 결여된 허술한 표현은 의외로 흔하다. 실제로 많은 예술 작품에서 작가의 표현 메시지가 발신자, 즉 작가의 의도에만 머물러 있고, 수신자 곧 감상자에게는 거의 전달되지 않는 경우를 종종 본다."


-p.163-164, 판타지아 중 프로젝터 놀이



"다함께 집단적으로 제작한 작품을 부수는 것은 특히 유년기의 경우 모방의 모델을 만들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작품을 미술관에 두지 않게 하려고, 그리고 만든 사람을 신성화하지 않게 하려고 작품을 파괴하는 것이다. 보존되어야 할 것은 눈에 보이는 사물이 아니다.


그보다는 그것을 만드는 방법이나 기획하는 방법, 맞닥뜨린 문제에 따라 다시 수정할 수 있게 해주는 유연한 경험들이 훨씬 보존 가치가 높다. 머리는 항상 자유롭고 유연하며 준비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문화적 목적이나 연구 목적이 아닌 한 어떤 작업도 보존해서는 안 된다. 창조력 그리고 창조력과 함께하는 판타지아, 발명은 언제라도 실현 가능한 상태로 준비되어 있어야 하고, 이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제 기능을 발휘해야 한다. 선입견, 고착된 사고, 선호 유형, 반복되는 스타일 따위를 고집해서는 안 된다. 이들은 창조력의 발목을 잡는 훼방꾼들이다. 실험이나 연구를 통해서 결과가 나오기 전에 성급한 결론을 내릴 필요는 없다. 결과가 나온 후라면 결론을 지을 수도 있겠지만 그 이전에는 안 된다는 뜻이다."


-p.165-166, 판타지아 중 프로젝터 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