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더욱 필요한 재평가


현재 일본의 그래픽 디자인, 그중에서도 북디자인은 마치 '아무것도 만들지 않'거나, '아무것도 만들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디자인을 좋다고 여기는 것 같다. '미니멀 디자인'이라고 말하면 듣기에는 그럴 듯해도, 지나치게 다이어트를 한 디자인이 눈사태라도 난 듯 획일화된 것 같다. 이렇게 더할 나위 없이 간단함의 극치를 추구하는 방식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이 미니멀리즘도 역시 우리의 심금을 울리는 전통적인 미의식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빼기'의 미학인데, 미니멀리즘의 추구가 이른바 더이상 갈 데가 없는 종착점에 서 있는 것 같은 각오로 작업을 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미니멀리즘이 그저 단순하고 표면적인 유행으로 그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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