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자면... 정사원으로 일하면서 결혼하고 아이 키우고 집도 사고 해서 이제는 ‘우등반'에 들어갔다고 생각하는 자네! 우쭐거릴 일이 아닐세! 안된 얘기지만, 자네도 이미 각 잡힌 가난뱅이란 말씀이야. 진짜 '우등반'이란 말이지, 잠깐 일을 쉬거나 몇 년쯤 아무것도 안 해도 저절로 돈이 굴러 들어오는 시스템을 만들어놓은 놈들이라구. 이런 놈들은 무지무지 노력하고 무지무지 재수가 좋아야 해. 그리고 남을 벼랑에서 밀어 떨어뜨릴 용기가 있어야 한단 말이야. 그러니까 보통 사람한테는 무리지. 게다가 아무것도 안 하는데 돈이 들어온다는 말은 누군가 대신 일을 하고 있다는 말이니까, 시대를 잘 타고났기에 망정이지 옛날 같으면 가난뱅이들이 멍석말이를 해서 먼지 나도록 흠씬 두들겨 패주었을 것이라는 말씀.”

“(…) 모범수냐 문제아냐 그런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은 강제노동 수용소에 갇혀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는 거야. 흐음, 그렇다면 탈출해야 하는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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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거리에 붙어사는 가난뱅이가 소동을 일으키기 위한 군단으로 '가난뱅이 대반란 집단'을 결성했다. "가난뱅이는 하라는 대로 안 한다!" "수상 관저에 불을 지르자!" "나는 가난뱅이!" 등 불온한 말을 박은 티셔츠를 만들어 시내 구석구석에서 팔았다.

 그런 일을 하는 사이 아는 사람도 늘어나고 해서 역 앞에서 게릴라 음주회를 열었다. 이것도 해보면 참 재미있으니까 제군도 한번 해보기 바란다.

 우선 "가난뱅이들이여, 마음껏 설쳐보자! 역 앞 노상 음주회!!"라는 전단지를 1,000장쯤 준비해서 한꺼번에 뿌린다. 전단지에 자기 휴대전화 번호를 커다랗게 박아두면, 얼 나간 친구들이 "뭘 하는 겁니까? 재미있을 것 같네요!" 하고 여기저기서 전화를 걸어온다. 그러면 "이 바보야! 역 앞에서 술 마시고 있으니까 빨리 오라구!"하고 막무가내로 부른다(마시는 장소는 누구라도 올 수 있는 거리여야 한다). 이런 식으로 친구의 친구의 친구를 불러 한 스무 명이 음주회를 열면 지나가던 사람도 모여든다. 떠들고 마시면서 당최 뭐가 뭔지 모르게 되어버리면, 그게 바로 재미의 정수!

 사람들이 모이면 뭐가 돼도 된다. 그러는 동안 "나 저기서 가게 하고 있소" "저 골목으로 들어가면 이런 가게가 있으니까 다음에 가보쇼"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알쏭달쏭한 정보나 인맥이 생긴다. 이 말은 곧 다음부터 그 거리에 가면 갈 곳이 생긴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따분하지 않다!"

-<노상 대연회 작전> 중에서, p.120


"ECD : "돈 안 벌 거지롱! 쓰지도 않을 거지롱!"

-<마쓰모토 하지메 연보> 중에서, p.219